이제껏 너무 호주에서 살아가는 좋은 점에 대해서만 언급을 해왔던 것 같다. 그러나 어떤 것이든 좋은 점만 있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오늘은 14년 차 서호주 퍼스에서 생활하면서 힘들었던 점에 대해서도 포스팅을 해볼까 한다.

++이 포스팅은 서호주 퍼스 지역에 관한 내용입니다. 호주라 해도 시드니나 기타 등등 다른 지역은 다를 수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
퍼스의 단점
1. 대중교통이 불편하다.
이곳에도 지하철도 있고, 버스도 있다. 나름 대중교통의 노선이나 시간표가 웹사이트에 잘 나와있고 잘 지켜지고 있다.
하지만, 땅은 워낙에 넓고 인구밀도가 떨어지다 보니, 외곽이나 늦은 시간 혹은 주말과 공휴일은 대중교통 이용이 어렵다. 있어도 배차 간격이 넓다. 또한 아파트 문화보다는 하우스 문화다 보니 버스 정거장들이 집에서 꽤 먼 경우도 많다.
즉, 퍼스에서 산다면 운전은 필수다. 없어도 삶은 가능하지만, 일자리 제약, 집 구할 때 위치의 제약 등 삶의 질은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2. 24시간 편의점이 없다.
24시간 편의점이 하나도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내 중심부에 한 두 개 존재할 뿐, 보통 주민들이 거주하는 지역 쪽엔 없다.
즉, 급하게 물건이 필오하다면 낭패다. 24시간 마트가 몇 군데 드문드문 있지만, 한국처럼 집 앞에 나가 구매하기가 쉽지가 않으니 미리미리 사두는 것이 좋다.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술이 모자라도 더 마실 수 없으니 장점(?)이자 단점이다. 먹을 것, 마실 것, 생필품은 급하게 떨어지지 않게 사둬야 스트레스받지 않는 편한 삶을 살 수 있다.
3. 야식 배달이 없다.
처음 왔을 때, 배달 음식이 없다는 것에 엄청난 불편함을 느꼈다. 지금은 ‘우버잇’‘메뉴로그’‘도어대시’ 등 많은 배달 업체가 생겼다. 하지만, 배달 업체가 존재하지만, 배달료가 비싸고, 저녁 늦게까지 하는 식당이 거의 없어서 야식 배달은 기대할 수 없다.
(한 때, 한국인 사장님이 야식 배달 음식을 시도하셨는데 수요가 생각보다 없어서였는지 금방 문을 닫았다.)
4. 가게가 일찍 문을 닫는다.
요즘은 큰 마트가 9시까지 문을 열지만, 내가 처음 왔을 때는 쇼핑데이 (매주 목요일)를 제외하고는 모든 상점이 6시에 문을 닫았다. 여전히 큰 마트를 제외하고는 6시에는 상점들이 문을 닫는다. 많은 호주인이 새벽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잠드는 습관을 가지고 있어서 인지도 모른다.
음식점 역시 시내에 있는 한국 술집이나 차이나 타운에 새벽까지 운영하는 식당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가게가 일찍 문을 닫는다. 저녁 8시면 보통 식당이 문을 닫기 때문에 늦은 저녁을 먹기도 쉽지가 않다. 술 집 같은 경우도 음식 주문은 보통 9시면 끝나고 술 주문도 10시에는 보통 끝나니 야행성의 사람들은 본격적으로 시작도 하기 전에 집에 가야 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5. 서비스 관련 모든 것이 비싸다.
호주의 장점은 최저 시급이 높다는 데에 있다. 시간당 21.38 AUD로 한화로 19.000원 정도이다. 이 말은 모든 인력이 동원되는 서비스의 가격이 높다는 말과도 같다.
예를 들어 집 안에 뭐 하나라도 망가져서 고치는 기사님이라도 불러야 하면 기본가격 자체가 이미 너무 비싸서 집 관리 비용이 꽤 많이 든다. 그러니 호주에서 살려면 간단한 집안 공사는 할 줄 알아야 돈을 절약하면서 살 수 있다. (미용실에 가서 매직 스트레이트를 하면, 400 AUD (환화 380.000)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 )
6. 비싸고 좋은 물건은 있어도 싼 물건은 좋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싸고 좋은 물건은 찾기 힘들다.)
요즘은 케이 마트(모든 잡동사니부터, 가구까지 없는 게 없는 큰 대형 마트. 단, 냉장 식료품이나 야채 같은 건 없다.) 같은 곳에 간혹 싸지만 디자인 괜찮고 쓸만한 물건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공산품의 가격이 비싸다. 그리고 좋고 이쁜 물건은 찾기가 어렵다. (보통 메이드 인 인디아, 메이드 인 차이나) 한국은 잘 찾으면 싸도 질 좋은 물건을 찾을 수 있는데, 이곳에선 그런 기대는 버리는 것이 좋다.
7. 여전히 은근한 인종차별이 존재한다.
예민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살짝 얘기하자면, 호주는 백인의 땅으로 자리 잡아서 백인 우월주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날 때도 있고, 은근한 무시를 받을 때도 있다. 실제로 계란에 맞은 친구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것도 예전 얘기다. 젊은 층으로 갈수록 다양한 인종과 함께 공부하고, 함께 일하며 어릴 때부터 다른 문화를 배워서 점차 인종차별은 사라지고 있다.
8. 문화를 즐기기 어렵다.
시드니나 멜버른 같은 대도시는 얘기가 다르겠지만, 퍼스 같은 경우 행사, 콘서트, 경기가 많이 없다. 간신히 찾아야 어린이용이거나 한국과 비교해서 현저히 질이 낮아 재미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9. 유행하는 것에 뒤쳐진다.
퍼스는 트렌디한 브랜드, 카페, 문화 많은 면에서 뒤처진다. 퍼스 사람들이 보수적이고 유행에 많이 민감하지 않은 이유도 있고, 서호주의 고립된 지역 특성상 어쩔 수 없는 것일 수도 있다.
살다 보면 느린 것에 맞춰지니 많이 불편한 사항은 아니다.
오늘은 퍼스에 사는 나쁜 점을 포스팅해 보았다. 하지만 많은 이민자들이 몰리는 만큼 살기에 좋은 점이 많은 도시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니 퍼스 지역으로 이민이나 워홀, 여행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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